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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별곰곰 이슈 2024. 9. 3. 17:40

 

 

나는 보통 책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책을 읽는다.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장르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마주한다.

이 책의 표지가 눈에 띄어서인지 책을 구매하려고 할 때마다 눈에 거슬렸다.

결국 구매하고 펼친 책

배경은 통일신라시대, 장르 추리소설이다. 책 정보에는 '역사 미스터리'로 소개되어 있다.

 


설자은은 여장 남자로 살아가는 유학생이다. 당나라에서 유학을 하고 고향인 금성으로 돌아오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설자은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셋째 오빠의 계책으로 다섯째 오빠가 죽은 날 자기 자신을 죽이고 죽은 오빠 자은의 인생을 살아간다.

자기 자신 미은은 그저 그날 밤 죽은 사람의 이름이 되었다.

금성으로 돌아오는 배에서 만난 백제인 목인곤의 눈썰미에 자은은 여장 남자임을 들키게된다. 그리고 목인곤은 그것을 빌미로 자은 집에 식객으로 눌러 앉는다.

다행히 목인곤은 설자은에게 호의적이었고 나중엔 합이 잘 맞는 동료 이상이 되는 관계가 되었다.

배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과 금성으로 돌아온 후 자은의 옛 애인의 아버지 독살 사건, 길쌈 대회 중의 불미스러운 일, 왕의 연회 중 발생한 매잡이의 죽음까지 비상한 머리로 범인을 잡아내는 활약 덕에 왕의 눈에 들게 된다. 그리고.. 1권이 끝난다.

 

 

이 책이 추리물이기는 하나 읽는 내내 사건보다는 설자은의 인생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내 삶을 사는 것일까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

내가 모르는 나의 과거와 맞닥뜨렸을 때의 혼란함과 나의 존재를 늘 숨겨야 하는 피곤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은 과연 살아가는 것일까?

 

[나의 독서 노트]

"탑이란 것 말이야. 내가 세울 줄 안다고 세울 수 있는 게 아니더라, 깨달았지 뭐요"

"잃은 것을 잃은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괴롭지요. 무엇을 잃었는지 아는 쪽이 낫습니다"

"염을 품고는 좋아하는 일도 좋아할 수 없고, 아끼는 이도 아낄 수 없다."

"죽인 자를 죽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구하지 않은 자를 죽이는 것은?"

 

자은의 인생처럼 느껴지는 인생의 꼬임들..

내가 인재인들.. 정치적 관계에서 밀고 끌어주는 사회

내가 사는 오늘 무엇을 읽고 있고 무엇을 얻고 있는지에 대한 자각

걱정과 근심으로 오는 불안으로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는 상황들..

부조리함을 행하고 사는 사람과 부조리함을 방관하고 있는 사람들.. 그로 인해 또 누군가는 희생양이 되어가는 사회..

길지 않은 문구에서 자꾸만 마음으로 무언가가 툭툭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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