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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 파란 하늘 같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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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슬럼프] 왜 난 잘 살아야 하는데?

by 별곰곰 2024. 2. 27.
 
닥터슬럼프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 중 하나가 닥터슬럼프이다.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이 드라마를 보며 마음의 위로를 받고 있는 중이다. 
요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마음이 쓰리도록 다가오는 주제들이 있다. 바로 우울증과 공황... 아마 내가 그 과정을 겪고 있고 번아웃과 우울증의 쓰나미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늘아 엄마는 훌륭한 딸보다 안 아픈 딸이 더 좋다. 니가 무엇이든 엄마는 널 사랑하고 아낀다.'
지금 가장 좋은 처방은 휴식입니다. 선택이 아니라 무조건입니다.
이 팔이나 다리가 부러지듯이, 지금 마음이 부러졌어요. 뼈에 금이 가면 일단 뛰는 걸 멈추고 쉬어야겠죠?
‘지금 멈추면 안 돼, 목발 짚고 가면 돼, 더 빨리 뛰다 보면 괜찮을 거야’. 이러면 안 되잖아요.
힘내지 말고 쓰러져 있으라고.우리, 쓰러진 김에 좀 쉬자
'나 우울기가 너무 있지? 근데 뭐, 우울한 게 죄냐? 온 세상 사람들이 다 밝고 명랑해야 돼? 눈치 보지 말고 그냥 우울하게 지내, 씨~.. 근데 또 우울하게 지내긴 싫어.. 그냥 나도 내 비위 맞추기가 너무 힘들어'
너는 너 자신을 너무 못살게 구는 것 같아. 사람들 눈치 신경 쓰지 말고 너부터 챙겨. 오늘의 네가 괜찮아야 내일의 너를 도울 수 있대.

 

JTBC 토,일 드라마 닥터슬럼프 영상 캡쳐

그리고 하늘이만 몰랐던 선자리에 다녀와 엄마와 나누는 대화에서 "니 잘되라고~" 라는 엄마의 말에 하늘이가 하는 말은 내가 나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꼭 잘 살아야해? 그냥 이렇게 살면 안 돼?

우울함이 나를 잠식해 누구와도 마주하고 싶지 않고 동굴로 들어가 입구를 막아버리고 싶은 날도 그것이 나의 약점이 될 것 같아 억지로 웃고 다녔다. 특히 일로 엮인 사람들 앞에서는 말이다. 그냥 좀 우울해 보이면 안 돼? 그리고 꼭 괜찮아야 하는 건가? 내 마음의 상태까지도 다른 사람들 눈치를 봐야 하는 건가? 
나의 경우 회사를 퇴사했었지만 다시 취업을 했다. 다만 기존처럼 일이 힘들고 책임이 많은 자리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하면 되는 회사로 이직했다. 일을 하던 사람은 삶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일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다만 이 것도 어느 정도 컨디션을 회복했을 때 얘기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울증 환자의 증상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을 보면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고 한다. 나 역시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렇게 보일 수 있는 것은 약물의 도움도 있지만 본인의 엄청난 의지와 노력이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겪은 시간이지만 정말 심한 우울증 환자들은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기도 해서 가족이 아니라면 타인이 보기 힘들기도 하다. 
나는 오늘도 숙제같이 마음속으로 되네인다.

예전보다 덜 열심히 살자.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하며 웃고 우는 일에 인색하지 말자. 작은 일은 담담히 흘려보내고 나 스스로 질책하지 말고 조금은 뻔뻔하게 살자. 누가 뭐라고 수군거려도 결국 내 삶은 내가 살아가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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