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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 파란 하늘 같았으면 좋겠어
Creating/Crochet

[Crochet]비둘기 키링

by 별곰곰 2024. 2. 13.

뜨개질을 시작하고 이것 저것 떠 보면서 욕심이 났던게 인형 뜨기였다. 

유툽에서 찾아 고양이 인형을 처음 떠보고 약간의 자신감이 생겼을 시점 오빠에게 고양이를 떴다고 자랑을 했다.  그리고 잘 떴다는 칭찬과 함께 돌아온 것은 비둘기를 떠 달라는 주문이었다.

조카 녀석이 비둘기를 너무 사랑하는데 인스타에서 본 뜨개 비둘기 키링을 사 달라고 얼마전부터 조르기 시작했던 모양이었다. 핸드메이드라 파는 곳을 찾기도 힘들고 겨우 찾은 한 곳은 해외 사이트이고 가격은 한화로 6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조카가 사 달라고 한 뜨개 비둘기 사진을 보고 대략 난감해졌다. 그냥 딱 보기에도 너무 어렵고 비슷한 도안을 찾을 수도 없었다.  딱 한번 떠 본 고양이 인형을 생각하며 그냥 뜨기 시작했다. 

1차 비둘기 샘플

 

뭔가 어색한데 대충 모양새가 나오는 것 같아 색 배합을하며 2차 샘플을 만들기 시작했다.

2차 비둘기 샘플

1차 샘플보다는 배를 좀 더 불룩하게 하려고 했고 비둘기 스럽게 색 배합도 했다. 그런데 다 뜨고나니 양쪽 날개 크기도 달랐고 어딘가 모르게 비둘기 스럽지가 않았다.

딸에게 물어보니 "엄마 아무래도 청둥오리 같어.."

가만보니 비둘기보단 청둥오리랑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사실 뭐.. 여기까지해도 고양이 한 마리 떠 본 실력으로는 선방한건데 욕심이 생겼다. 날개가 거슬렸다. 그래서 3차 뜨기..

3차 뜨개 비둘기
비둘기 뒷모습

오빠가 보여준 사진을 보니 내 비둘기 목이 더 길고 배 밑이 더 홀쭉한 것 같아 목 길이를 줄이고 배는 좀 더 불룩하게 수정했다. 그러다 보니 닭둘기가 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으나 2차 보다는 좀 더 비둘기스러웠다. 

뒷 모습은 대략 이런 모양이다. 양쪽 날개 크기도 대충 비슷했다. 아직 미흡함이 보이긴 하지만 4차 비둘기를 만들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이걸로 끝!!!

조카가 좋아할 것 같아 내심 기대를 하며 조카가 올 설날을 기다렸다. 설날 조카가 오고 새배를 받고 나서 

"새뱃돈 받을래.. 아니면 비둘기 받을래~?" 하고 물어보니 1초도 머뭇거림 없이

"비둘기요~"라고 하길래 뜨개 비둘기를 쑥 내밀었더니 조카가 기절하듯 좋아한다.

이 녀석이 이렇게 좋아 하는 걸 여태 봤던 때가 있었나 싶다. 선물의 만족도는 최상.. 1차 샘플과 2차 샘플을 보더니 그것도 달라고 하길래 실 정리를 하고 함께 줬다.  뭔가 너무나 뿌듯한 선물인데.. 누군가 이거랑 똑같이 떠 달라고 하면 불가능일 것 같다. 목 부분까지 도안을 만들면서 뜨다가 몸통에서 도안 만드는 걸 포기했다. 이걸 어떻게 떴나 싶기도하다. 다시 뜨면 비슷하게는 뜨겠지만 이 비둘기와는 또 다른 모양이 나올 것 같다

그리고.. 아무리봐도 뿌듯하고 뿌듯하다. 내가 이런걸 뜰 수 있다니..

2024. 0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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