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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ng/Knitting Story

사랑스런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by 별곰곰 이슈 2024. 12. 10.

 

저자: 엘리자베스 짐머만

 

엘리자베스 짐머만 작가의 '뜨개인의 열두 달'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몇 페이지 읽지 않아 꽂히는 문구가 있었다.

'완성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사랑스러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언제일까?'

'프로젝트'라는 말은 업무에나 쓰던 단어라 사랑스럽다는 표현이 이질적이긴 하지만 그 프로젝트가 뜨개라면 정말 사랑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호흡이 긴 뜨개를 시작 하려 하면 대단한 결심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마음 속으로 '시작!'을 외치고 뜨개를 뜨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한 것을 완성하고 나면 그렇게 뿌듯하고 귀할 수가 없다.

 

뜨고 싶은 것이 생길 때면 마음은 성급해 진다.

'마땅한 실이 있나?'

'있어도 부족하지 않을까?'

'이 걸 뜨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떠야 하지?'

뜨개를 시작하기까지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체크한다.

마땅한 실이 없을 때는 실을 고르고 골라 배송이 올 때를 기다리고 구매한 실이 배송이 와도 바로 시작하지 못 한다.

귀한 실로 뜬 결과물을 망치지 않기 위해 차분히 앉아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이 언제일까를 생각하며 계획을 잡는다.

빨리 완성하고 싶은 성급한 마음과는 다르게 뜨다 풀다를 몇 번씩 반복하며 한참을 뜨고 또 뜬다. 뜨는 시간 만큼 양이 쑥쑥 자라나면 참 좋겠지만 뜨다보면 잘 못 된 부분이 보이고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아 풀었다를 반복하다 보면 뜬 양은 그냥 그 자리에 머물러 있거나 더 작아질 때가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결과물은 정말 귀하고 사랑스럽다.


뜨개 뿐만이 아니라 쉽게 끝내기 힘든 일을 계획할 때 '사랑스러운 프로젝트'라고 생각하면 그 결과가 더 뿌듯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 문구를 읽을 때 마음이 환해졌다.
그래서 아이 아빠와 아이에게 이 문구를 읽어 주었다.(참고로 이 두 분은 모두 T다)

"있잖아 오늘 책을 읽다 마음에 와 닿는 문구를 읽었어. 들어봐봐~"
완성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사랑스러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언제일까? 」

 

문구를 읽어주자 마자 큰 T의 반응은 1초도 망설임 없이 '그냥 지금 시작하면 되잖아.."였고
작은 T는 '그게 왜? 해야 할 일이면 그냥 빨리 하는게 낫지 않아?'

'....'

글을 통해 내 생각과 마음을 나누고 싶었으나 딱히 틀린 말들도 아니기에 더 이상 덧 붙일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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